난임 검사 뭐가 다를까? 자궁난관조영술 vs 자궁경 vs 복강경
임신이 잘 되지 않을 때 병원에서 가장 먼저 하는 말 중 하나가 “검사부터 해봅시다”입니다. 그런데 막상 병원에 가보면 자궁난관조영술, 자궁경, 복강경 등 이름도 생소한 검사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모두 임신이 잘 안 되는 원인을 찾기 위한 검사이지만, 방식도 다르고 확인할 수 있는 부위도 다릅니다. 예를 들어 자궁난관조영술은 난관이 막혔는지 보는 데에 특화되어 있고, 자궁경은 자궁 안쪽을 직접 관찰하는 데 쓰입니다. 복강경은 자궁과 난관, 난소, 골반 전체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검사이면서 동시에 수술까지 가능한 방법입니다. 어떤 검사가 필요한지는 환자의 상황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각각의 특징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난임 검사에서 많이 언급되는 자궁난관조영술(초음파 포함), 자궁경, 복강경 세 가지를 비교해 보겠습니다.
자궁난관조영술과 초음파 조영술, 무엇이 다를까?
난임 초기 검사는 보통 자궁난관조영술(HSG)부터 시작합니다. 이 검사는 자궁 안에 조영제를 넣고 X-ray를 찍어 자궁 모양과 난관이 막혔는지를 보는 방식입니다. 비교적 간단하게 진행할 수 있고, 외래에서 바로 가능하기 때문에 난임 환자들에게 가장 먼저 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비용도 대략 10만 원 내외로 부담이 크지 않은 편입니다. 하지만 단점도 있습니다. 조영제를 넣을 때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고, 드물지만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또 X-ray를 사용하기 때문에 방사선 노출이 있다는 점도 피할 수 없습니다. 결정적으로, 난관이 실제로는 열려 있는데 조영제가 잘 통과하지 못해 막힌 것처럼 보이는 ‘가짜 결과’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이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나온 것이 초음파 조영술, 즉 HyCoSy입니다. 조영제 대신 미세 거품이나 식염수를 자궁에 넣고, 초음파로 난관을 따라 흐르는 모습을 보는 방식입니다. 방사선 노출이 전혀 없고 통증도 덜하기 때문에 점점 더 많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다만, 검사 정확도가 의사의 숙련도와 장비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는 점, 아직 보험 적용이 제한적인 경우가 많다는 점이 단점으로 꼽힙니다.
자궁경, 자궁 안쪽을 직접 보는 검사
자궁경은 말 그대로 자궁 안을 직접 카메라로 들여다보는 검사입니다. 질을 통해 가는 내시경 기구를 넣어 자궁경부를 지나 자궁강 내부를 관찰합니다. 초음파나 조영술로는 놓치기 쉬운 작은 용종, 근종, 유착, 선천적인 기형 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보는 검사에 그치지 않고, 발견된 병변을 같은 시술에서 바로 제거할 수 있다는 점이 자궁경의 장점입니다.
자궁경은 보통 생리 직후, 내막이 얇을 때 시행합니다. 국소마취나 수면마취를 하고 진행하는 경우가 많고, 회복은 비교적 빠른 편입니다. 검사 후 하루 이틀 정도 소량 출혈이나 아랫배 뻐근함이 있을 수 있지만 일상생활에 큰 지장은 없습니다.
비용은 진단만 하는 경우 5만~20만 원대, 치료까지 병행하면 30만 원 이상 들 수 있습니다. 보험 적용 여부에 따라 실제 환자 부담은 달라지지만, 난임과 관련된 경우 의료적으로 필요성이 인정되면 본인 부담률이 낮아지기도 합니다.
복강경, 골반 전체를 직접 확인하는 최종 검사
복강경은 난임 검사 중에서도 가장 확실하고 동시에 가장 부담이 큰 방법입니다. 배꼽 부근에 작은 절개를 하고 카메라를 넣어, 자궁과 난관, 난소, 골반강 전체를 직접 볼 수 있습니다. 자궁내막증, 난관 유착, 난소낭종, 자궁근종 등 난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다양한 문제들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최종 진단’ 역할을 합니다. 더 나아가 복강경은 단순히 보는 데서 그치지 않고 치료까지 가능합니다. 막힌 난관을 뚫거나, 유착을 박리하고, 난소낭종이나 자궁내막증 병변을 제거하는 등 수술적 처치가 동시에 이루어집니다.
단점은 전신마취가 필요하다는 점, 보통 1~3일 정도 입원이 필요하다는 점, 그리고 비용이 높다는 것입니다. 수술 목적일 경우 100만 원에서 200만 원 이상 들 수 있으며, 입원비와 마취비, 조직검사 비용이 추가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역시 보험 적용 범위가 넓기 때문에 실제 환자 부담은 줄어듭니다.
세 가지 검사 비교하기
이쯤에서 헷갈리지 않도록 표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보는 부위 | 자궁 모양, 난관 통로 | 자궁강 내부 | 자궁·난관·난소·골반 전체 |
검사 방식 | 조영제+X-ray / 거품+초음파 | 카메라(질→자궁강) | 카메라(배꼽→복강) |
정확도 | 중간, 위양성 가능 | 자궁강 내부는 매우 정확 | 최고 수준 |
치료 가능성 | 없음 | 용종·근종·유착 제거 가능 | 유착·낭종·내막증 치료 가능 |
통증·부담 | 통증 있음, 방사선 노출 | 비교적 부담 적음 | 전신마취·입원 필요 |
비용 | 10~20만 원대 | 5~30만 원대 | 100만 원 이상 |
회복 | 당일 가능 | 당일~1일 | 1~3일 입원 |
나에게 맞는 선택은 무엇일까?
결국 어떤 검사가 필요할지는 개인의 상황에 따라 다릅니다. 처음 난임 검사를 시작하는 단계라면 보통 자궁난관조영술(HSG)이나 초음파 조영술(HyCoSy)부터 시작합니다. 간단하고 비교적 저렴하기 때문에 1차 스크리닝으로 적합하기 때문입니다. 만약 자궁강 내부에 이상이 의심되거나 반복 착상 실패를 겪고 있다면 자궁경 검사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자궁 안쪽을 직접 확인하면서 동시에 치료까지 할 수 있기 때문에 시험관 시술 전에도 자주 권하는 검사입니다. 복강경은 가장 확실한 검사이지만, 동시에 가장 부담이 큽니다. 그래서 모든 환자가 받는 것은 아니고, 다른 검사에서 애매한 결과가 나왔을 때, 자궁내막증이 강하게 의심될 때, 또는 시험관 시술을 여러 번 했는데도 계속 실패하는 경우에 고려됩니다. 복강경으로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고 치료하면 임신 성공률이 올라가는 사례도 많습니다.
정리
- 자궁난관조영술(HSG/HyCoSy): 난관 막힘 여부를 보는 1차 검사
- 자궁경: 자궁강 내부 병변을 직접 확인·제거하는 검사
- 복강경: 자궁·난관·난소·골반 전체를 보는 최종 검사, 치료도 가능
세 가지 검사는 각각 역할이 다르고, 상황에 따라 단계적으로 활용됩니다. 중요한 건 어떤 검사가 나에게 꼭 필요한지 의료진과 충분히 상담하고 선택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