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8주 차에 들어서면 초음파 화면 속 작은 아기의 모습이 그전 주와는 전혀 다른 세계로 펼쳐지기 시작합니다. 6~7주 차만 해도 단순히 ‘땅콩 모양’으로 보이던 아기가 이제는 서서히 머리와 몸통이 구분되며 생명체의 윤곽을 챙겨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많은 임산부들이 “갑자기 너무 귀여워졌어요”, “새우처럼 몸을 말고 있는데 머리가 동그랗고 팔도 보이는 것 같아요”, “거북이 같은데 진짜 사람 같아지는 느낌이에요”라고 감탄하시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임신이라는 긴 여정 속에서 8주 차는 아주 특별합니다. 생명체가 단순한 점에서 ‘나라는 존재’를 가진 하나의 아기로 변해가는 시점이며, 초음파 화면에서는 그 변화가 놀라울 만큼 또렷하게 드러납니다. 새우처럼 몸을 말고 고요히 누워 있지만 분명한 머리가 있고, 양옆에는 팔처럼 보이는 작은 돌기가 생기며, 척추선이 은색으로 반짝이고, 심장은 규칙적인 박동으로 살아 있음을 알려줍니다. 그 모든 변화는 단 2주 사이에 일어나는 기적 같은 순간들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임신 8주 차에 초음파에서 무엇을 볼 수 있는지, 왜 ‘새우 → 사람’이라는 표현이 딱 맞는지, 또 아기가 어떤 속도로 자라고 있는지를 따뜻하면서도 전문적인 시선으로 담아 보려고 합니다.

임신 8주 차의 아기 크기는 보통 14~20mm, 약 1.5~2cm 정도로 성장합니다. 숫자만 보면 참 작다 싶지만, 불과 6주 차에 4~7mm였던 아기를 떠올려 보면 단 7~10일 만에 거의 두 배 이상 커진 것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초음파 화면에서는 이전 주차보다 훨씬 또렷해진 ‘몸의 형태’가 눈에 들어옵니다. 먼저 머리 부분이 몸보다 훨씬 커서 거북이가 머리를 쏙 집어넣은 듯 동글게 보입니다. 머리가 큰 것은 이상이 아니라 정상이며 뇌가 매우 빠르게 발달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아기의 등 쪽에는 척추가 형성되면서 반짝이는 밝은 선이 보이는데, 이것이 마치 새우의 굽은 등껍질을 닮아 보입니다. 그래서 8주 차의 아기 모습은 ‘새우 아기’라고 불릴 만큼 귀엽고 특징적입니다. 양옆에는 양측 상지돌기(팔싹)가 생기고 조금 뒤에 다리싹도 형성되기 시작합니다. 지금 보이는 ‘팔처럼 보이는 작은 혹’은 앞으로 1~2주 사이에 길게 자라 손가락이 만들어지는 기반이 됩니다. 임산부가 “팔이 보인다!”, “저기 동그랗게 나온 게 팔 맞죠?”라고 감동하시는 것도 바로 이 시기입니다.
임신 6~7주차에 처음 들리기 시작한 심장 소리는 8주 차가 되면 훨씬 더 강하고 일정하게 들립니다. 보통 160~180 bpm 사이에서 규칙적으로 뛰며 도플러 초음파에서는 한 박자 한 박자가 매끄럽게 이어집니다. 7주 차까지만 해도 “심장소리가 커졌다 작아졌다”거나 “그래프가 위아래로 요동친다”는 느낌이 있었다면 8주 차에는 거의 대부분 안정적인 리듬을 유지합니다. 이는 태아의 순환계가 거의 완성 단계에 들어섰다는 뜻이며 초음파 화면에서는 수축파형이 위로 일정하게 치솟고 이완구간은 부드럽게 내려오며 안정적인 곡선을 만들어냅니다. 심장은 단순히 ‘살아 있다’는 신호를 넘어서 이제는 스스로 산소와 영양을 몸 전체로 보내는 역할을 수행하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이 시기 초음파에서 심장이 잘 들린다는 것은 ‘임신 유지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가장 중요한 징후입니다.
8주차의 초음파는 아기의 신체 윤곽이 명확해지는 첫 번째 순간입니다. 먼저 머리 부분이 둥글게 커지면서 몸통과 구분됩니다. 머릿속에서는 이미 뇌의 주요 구조가 자리 잡고 있고 눈과 코가 될 자리도 형성되기 시작합니다. 매우 미세한 단계이지만 초음파에서는 머리 부분이 유독 밝고 동그란 모습으로 잡히기 때문에 많은 임산부들이 “머리다!” 하고 알아보십니다. 몸통은 새우처럼 말린 형태지만 조금만 집중해서 보면 척추 신경관이 빛나는 선으로 보입니다. 이것은 아기의 등뼈가 형성되는 과정이며 앞으로 팔다리 움직임의 중심축이 될 부분입니다. 팔과 다리의 돌기 또한 8주 차에 가장 잘 보입니다. 자그마한 혹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는 이미 뼈와 근육, 신경이 분화될 설계도가 모두 담겨 있습니다. 팔싹은 다리싹보다 먼저 발달하며 앞으로 9~10주가 되면 아주 작은 ‘오리발 같은 손’ 모양이 보이게 됩니다.
8주차에는 난황이 점점 작아지기 시작합니다. 6~7주 차까지만 해도 난황은 4~6mm로 비교적 크게 보이며 아기 옆에서 동그랗게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8주 차에는 난황의 기능이 줄어들고 대신 태반이 서서히 기능을 인계받는 과정이 시작됩니다. 초음파에서 난황이 작아지는 것은 매우 정상적인 변화이며 오히려 태반이 잘 만들어지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아기가 엄마의 혈류를 통해 산소와 영양을 직접 공급받기 시작하는 시점인 만큼 임신 유지 안정도도 이 시기를 기점으로 크게 올라갑니다.
8주 차에 많은 임산부들이 아랫배 묵직함, 살짝 당김, 배가 ‘차오르는 느낌’을 경험하십니다. 이는 자궁이 빠르게 커지고 태반이 자리 잡으며 골반 혈류가 증가하기 때문입니다. 초음파에서도 이러한 변화가 간접적으로 드러납니다. 아기집(gestational sac)의 벽이 두꺼워지고 자궁내막이 더 풍부하게 비쳐 보이는 것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모두 ‘정상적인 임신 진행 과정’이며 통증이 심하지 않다면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단순히 자궁이 ‘아기를 위한 공간을 준비하는 과정’이라고 이해하시면 마음이 편해집니다.
8주 차는 호르몬 변화가 가장 적극적으로 작용하는 시기라 감정 기복이 심해지기도 합니다. 사소한 일에도 눈물이 나고 피곤하고 걱정이 몰려오다가도 초음파를 보면 갑자기 마음이 따뜻해지며 안심하는 패턴이 반복되곤 합니다. 초음파에서 새우처럼 말린 아기가 보이고 팔처럼 보이는 작은 싹이 보이며 거북이 같은 동그란 머리가 보이면 그 작은 존재의 실체감이 더 강해집니다. 그만큼 엄마의 본능적인 보호 본능과 사랑의 감정도 깊어집니다. 8주 차 초음파는 ‘내 안에 진짜 생명이 있다’는 사실을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순간이며 임신 중 가장 감동적인 시기 중 하나로 꼽힙니다.
8주차에서 10주 차로 넘어갈 때 변화는 폭발적입니다. 아기는 지금의 두 배 이상 성장해 몸길이가 3~4cm가 되며 머리·몸통·팔·다리 윤곽이 확실하게 구분됩니다. 눈과 코의 자리도 어둡게 잡히고 손과 발이 작은 부채 모양에서 손가락 형태로 바뀌기 시작합니다. 심장 소리는 더 안정적으로 들리고 도플러 그래프는 매끄럽고 일정한 패턴을 보여줍니다. 이때가 되면 아기가 갑자기 몸을 살짝 비트는 움직임도 보일 수 있어 초음파를 보는 즐거움이 더 커집니다. 8주 차 초음파가 ‘새우와 거북이’라면 10주 차 초음파는 ‘작은 인간’의 형태를 보게 되는 시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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