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테스트기에서 두 줄이 선명히 보이던 그날, 의사 선생님이 “2주 후에 다시 오세요”라고 말씀하셨을 때 문득 이런 생각이 드셨을 거예요. ‘앞으로 나는 병원을 얼마나 자주 가게 될까?’ 임신은 보통 40주 가까이 이어지는 여정이고, 그동안 몸은 매주 새로운 변화를 맞이합니다. 그래서 병원 방문 주기는 시기마다 달라지며, 검사 항목도 조금씩 바뀝니다. 오늘은 임신 5주 차부터 출산 직전까지, 병원은 얼마나 자주 가게 되는지 그리고 각 시기별로 어떤 검사를 받게 되는지를 차근차근 정리해 드릴게요.

임신 5주 전후는 대부분의 산모가 병원을 처음 찾는 시기입니다. 임신테스트기에서 두 줄이 나왔더라도, 이때 초음파에는 작은 아기집(임신낭)만 보이는 경우가 많아요. 아직은 태아의 심장소리가 들리지 않을 때가 많기 때문에, 의사는 보통 “2주 후에 다시 오세요”라고 말합니다. 이 시기 진료의 목적은 자궁 안에 임신이 맞는지, 즉 자궁 외 임신이 아닌지 확인하고, 난황과 아기집의 크기를 살피며, 필요에 따라 피검사로 호르몬 수치를 측정하는 것입니다. 임신 6주가 지나면 초음파에서 깜빡이는 심장박동을 볼 수 있고, 보통 6~7주 차 두 번째 내원에서 그 소리를 듣게 됩니다. 초기에는 모든 변화가 빠르기 때문에 평균적으로 2주 간격으로 병원을 방문하게 됩니다.
이 시기에는 태아의 심장이 안정적으로 뛰기 시작하고, 머리와 몸통의 구분이 나타납니다. 병원에서는 초음파로 아기의 크기와 성장 속도를 확인하며, 임신 유지 호르몬이 충분히 분비되고 있는지도 살핍니다. 임신 초기에는 유산 위험이 높기 때문에, 출혈이나 복통이 있을 경우 진료일이 아니더라도 즉시 병원을 방문해야 합니다. 대부분의 병원에서는 9주 전후에 산모수첩을 발급하며 정식 산모 등록을 진행합니다. 이때부터 ‘정식 임산부 관리’가 시작된다고 보면 됩니다. 일반적으로는 여전히 2주 간격으로 진료를 받게 됩니다.
임신 10~12주는 1분기의 마지막 단계입니다. 몸의 피로가 조금씩 완화되기 시작하지만, 병원에서는 중요한 검사를 진행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이 시기에는 혈액검사와 소변검사를 통해 기본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혈액형, 빈혈 여부, B형 간염, 풍진 항체, 매독, HIV 등의 항목을 검사합니다. 또 하나 중요한 검사가 NT(목 투명대) 검사인데, 이는 초음파로 아기 목 뒤의 투명한 공간 두께를 확인해 염색체 이상(예: 다운증후군 등)의 가능성을 미리 살펴보는 것입니다. 임신 12주까지는 보통 2주 간격으로 진료를 보지만, 이 시점을 지나면 호르몬이 안정되고 ‘임신 안정기’로 접어들기 때문에 다음부터는 4주 간격, 즉 한 달에 한 번 정도 방문하게 됩니다.
임신 13주부터 24주까지는 대부분의 산모가 ‘몸이 한결 편안해졌다’고 느끼는 안정기입니다. 특별한 이상이 없다면 병원 방문 간격은 4주로 늘어납니다. 한 달에 한 번씩 병원에 가서 아기의 크기, 양수량, 태반의 위치, 자궁경부 길이 등을 초음파로 확인합니다. 임신 16주 전후에는 기형아 정밀검사(쿼드검사 또는 통합검사)가 진행되고, 임신 20~24주 사이에는 정밀 초음파 검사를 통해 아기의 장기, 얼굴, 손발, 심장 등 주요 기관이 제대로 발달하고 있는지를 살펴봅니다. 이 시기의 검사는 아기의 건강을 확인하고, 혹시 모를 이상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한 중요한 단계입니다.
임신 25주부터는 3분기, 즉 임신 후반기에 접어듭니다. 아기의 성장 속도가 빨라지고 산모의 체중도 부쩍 늘어나는 시기죠. 병원 방문 주기는 여전히 4주 간격이지만, 28주 전후에는 혈당 검사(임신성 당뇨 검사)와 빈혈 검사, 양수량 확인 등의 추가 검사가 진행됩니다. 28주 이후에는 Rh 음성형 산모의 경우 예방 주사(면역글로불린)를 맞기도 합니다. 이때부터는 아기의 머리 방향(두정위 또는 둔위)도 확인하기 시작합니다. 초음파로 아기의 얼굴이 뚜렷이 보이고, 태동이 활발해지는 시기라 병원 가는 길이 조금은 설레기도 합니다.
이제 출산이 가까워집니다. 임신 33~34주부터는 병원 방문 간격이 다시 2주로 줄어듭니다. 아기의 머리 위치, 태반의 상태, 양수량, 자궁경부 길이 등을 세밀히 살피면서 출산 준비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단계예요. 36주 전후에는 GBS(그룹 B 연쇄구균) 검사를 실시해 분만 시 신생아 감염 위험을 미리 확인합니다. 또한 이 시기에는 산모의 체중, 혈압, 부종, 자궁 수축 여부 등을 자세히 기록하고, 병원에서는 출산 교육과 입원 안내를 함께 제공합니다.
37주부터는 만삭 임신으로 분류됩니다. 이때부터는 병원을 일주일에 한 번씩 방문하게 됩니다. 매번 진료 때마다 NST(태동검사·태아심박검사)를 통해 아기의 상태를 확인하고, 진통 전조 증상이나 자궁경부의 개대 상태도 점검합니다. 태동이 줄거나 복통, 출혈이 있을 경우 정기 진료일이 아니더라도 바로 병원에 가야 합니다. 38~40주 사이에는 언제든 출산이 가능하기 때문에, 정기 검진 외에도 아기의 움직임과 몸의 신호에 더 민감해지는 시기입니다.
출산이 임박하면 의사는 자궁경부의 개대 정도, 양수의 상태, 태아의 심박수, 진통 간격 등을 확인합니다. 진통이 규칙적으로 오거나 양수가 터지면 바로 입원하게 되고, 제왕절개가 예정된 산모는 보통 39주 전후에 수술 날짜를 확정합니다. 마지막 몇 주는 병원과 하루하루 긴밀히 연락하며 출산에 대비하는 시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임신 기간 동안 병원에 자주 가는 이유는 단순히 검사를 받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매번의 진료는 엄마와 아기가 모두 안전하게 임신 기간을 보낼 수 있도록 돕는 점검 과정이자, 변화의 기록입니다. 초기에는 불안함이 크고, 중기에는 기대감이 커지고, 후기로 갈수록 긴장과 설렘이 교차합니다. 하지만 모든 진료는 아기가 잘 크고 있는지, 그리고 엄마의 몸이 잘 버티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사랑의 과정입니다. 지금이 임신 7주 차라면 병원 일정이 길게 느껴질 수 있지만, 사실 매 진료가 ‘다음 단계로의 초대장’이 되는 셈이에요. 그렇게 하나하나의 검진이 쌓여 마지막 40주 차가 되었을 때, 드디어 아기를 품에 안게 되는 순간이 옵니다. 병원은 단순한 공간이 아니라, 그 여정을 함께 걸어주는 동반자입니다. 진료 일정이 많아 보여도 그 모든 시간이 아기와 엄마가 서로를 지켜주는 과정이라는 걸 꼭 기억해 주세요.
| 임신 초기·중기·후기, 왜 이렇게 나뉘는 걸까 — 엄마와 아기의 변화 시기 완전 정리 (0) | 2025.11.10 |
|---|---|
| 임신 초기 골반이 땡기고 묵직한 이유 — 몸이 새 생명을 품는 과정에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통증 (0) | 2025.11.09 |
| 임신 7주차 증상과 몸의 변화 — 지금이 제일 힘든 시기지만 곧 편안해집니다 (0) | 2025.11.07 |
| 입덧이 심해지는 이유와 완화법 (0) | 2025.11.06 |
| 임신 7주차, 심장소리가 안 들릴 수도 있나요? — 5주에 난황을 봤는데 괜찮을까 (0) | 2025.11.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