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준비와 난임

다태아 쌍둥이는 자연임신일까? 인공임신일까? 임신준비의 궁금증

rabbitroom 2025. 7. 5. 16:34

임신준비를 하면서 다태아는 자연임신일까? 인공임신일까? 확률적으로 궁금하신 분들 있으실 겁니다. 또 어디까지가 인공임신이라고 봐야 하는지도 모르겠다는 의견도 많습니다. 오늘은 공식적인 국제기준을 통해서 알아보기로 합시다. 하지만 항상 언제나 그렇듯 생명은 소중하고, 자연임신도 인공임신도 임신하기는 쉽지 않다는 건 기억하고 글을 읽어보길 바랍니다. 그럼 시작합니다.

 

 

다태아 임신의 종류와 기원: 일란성과 이란성 쌍둥이

다태아 임신이란 한 번의 임신에서 두 명 이상의 태아가 자궁 내에서 함께 자라는 상태를 말하며, 쌍둥이(2 태아), 세쌍둥이(3 태아), 네쌍둥이 이상도 모두 포함됩니다. 이 다태아는 크게 일란성 쌍둥이와 이란성 쌍둥이로 나뉩니다. 일란성 쌍둥이는 하나의 수정란이 자연적으로 분열하여 형성된 두 명의 태아로, 유전정보가 100% 동일하여 외모, 성별, 혈액형까지 대부분 같습니다. 이는 전적으로 자연적인 확률로 발생하며, 전 세계적으로 약 250번의 출산 중 한 번 꼴로 나타날 만큼 희귀한 편입니다. 반면 이란성 쌍둥이는 두 개의 난자가 동시에 배란되어 각각 다른 정자와 수정된 경우로, 형제자매처럼 유전자는 다르고 성별이나 외모도 다를 수 있습니다. 이란성 쌍둥이는 자연적으로도 발생할 수 있지만, 배란유도제 복용, 인공수정, 시험관 시술 등 의료 개입 시 그 확률이 급격히 증가합니다. 따라서 다태아 임신이라고 해서 모두 인공적인 임신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이란성 쌍둥이의 경우에는 의료 개입 여부가 임신 성격을 판단하는 핵심 기준이 됩니다. 세쌍둥이부터는 자연 발생 확률이 급격히 떨어져 약 1/7,000~1/10,000 수준이고, 네쌍둥이는 1/70만~80만, 오둥이 이상은 1/4천만~1억 명 중 한 번 있을까 말까 할 정도로 드뭅니다. 100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수준입니다. 이론적으로는 여러 개의 난자가 동시에 배란되어 수정될 수 있고, 하나의 수정란이 여러 번 분열해 일란성 다태아로 자랄 수도 있지만, 실제로는 자궁 환경과 배아 발달의 한계로 인해 대부분 생존하기 어렵습니다.

 

자연임신과 인공임신에서의 쌍둥이 발생 확률 차이

자연임신에서 쌍둥이가 생길 확률은 전체 임신 중 약 1~2% 수준으로 매우 낮은 편입니다. 특히 일란성 쌍둥이는 확률적으로 매우 희박하며, 이란성 쌍둥이도 일반적으로는 드물게 발생합니다. 그러나 인공적인 생식 보조 기술이 개입하면 이 확률은 크게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배란유도제를 복용하면 한 번에 2개 이상의 난포가 동시에 자라나기 때문에 이란성 쌍둥이 또는 삼태아 발생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또 인공수정(IUI)의 경우에도 배란유도제와 병행되는 경우가 많아 쌍둥이 임신 확률이 올라갑니다.

 

배란유도제인 클로미펜과 페마라의 다태아 임신 확률은 여러 의학적 연구와 임상 가이드라인에 기반해 비교적 명확히 제시되어 있습니다. 미국 생식의학회(ASRM)의 권고에 따르면 클로미펜을 사용할 경우 다태아 임신의 확률은 약 5~10%로 나타나며, 이는 뇌를 직접 자극해 여러 난포가 동시에 성숙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 2014년 뉴잉글랜드의학저널(NEJM)에 실린 Legro 박사의 대규모 무작위 연구에 따르면, 페마라(레트로졸) 복용 시 다태아 임신 확률은 약 3~4%로 클로미펜보다 유의하게 낮았으며, 이는 아로마타제 억제를 통해 보다 점진적으로 난포가 성장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UpToDate와 같은 최신 임상 지침 자료에서도 클로미펜은 5~12%, 페마라는 3~5% 이하로 보고되어 있습니다.

 

시험관 시술(IVF)은 착상률을 높이기 위해 2개 이상의 배아를 자궁 내에 이식하는 일이 흔하기 때문에 다태아 발생률이 더욱 높습니다. 실제로 시험관 아기 임신에서는 전체 임신 중 다태아 발생 비율이 15~30%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됩니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다태아에 따른 합병증을 줄이기 위해 ‘단일 배아 이식(SET)’이 권장되는 추세입니다. 요컨대, 자연임신에서는 쌍둥이 발생이 드물지만, 인공임신에서는 다태아 가능성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으며, 이 역시 자연임신과 인공임신을 구분하는 기준 중 하나로 작용합니다.

 

배란유도제와 인공수정, 자연임신으로 볼 수 있을까?

배란유도제 복용이나 인공수정 등은 많은 사람들이 “자연스러운 성관계를 통해 임신했으니 자연임신 아니냐”고 생각하기 쉽지만, 의학적 기준은 다릅니다. 세계보건기구(WHO), 미국생식의학회(ASRM), 유럽생식학회(ESHRE) 등의 국제 기준에서는 모든 보조생식술(ART)을 ‘인공임신’ 범주로 분류하며, 그 핵심 기준은 “의료적 개입이 있었는가?”입니다. 인공수정은 정자를 자궁 내에 직접 주입하는 방식으로 성관계 없이 정자가 투입되기 때문에 명백히 인공임신이며, 수정이 체내에서 이루어진다고 해도 이는 자연임신으로 보지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배란유도제는 여성의 내분비계를 자극해 난소에서 강제로 배란을 유도하기 때문에 성관계로 임신하더라도 ‘자연 배란’이 아니며, 의학적 개입이 있었기에 자연임신이 아닙니다. 단지 시험관 시술보다 개입 수위가 낮기 때문에 '자연에 가까운 방식'이라고 느낄 수는 있으나, 국제적으로는 이 역시 보조생식술의 초기 단계로 분류됩니다. 특히 이러한 방법들은 다태아 유발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자연적으로는 거의 발생하지 않는 쌍둥이 이상의 임신이 늘어나며, 이로 인한 합병증 발생률도 함께 증가합니다.

 

다태아 임신의 관리 리스크와 사회적 인식 개선의 필요

다태아 임신은 자연이 주는 경이로운 생명 현상이지만, 그만큼 산모와 태아 모두에게 높은 부담과 위험을 동반합니다. 단일 태아보다 조산, 저체중아, 임신중독증, 산후 출혈, 제왕절개 비율 등이 훨씬 높아지기 때문에 임신 초기부터 고위험 임신으로 분류되며, 보다 정밀한 산전 관리가 요구됩니다. 특히 시험관 시술로 다수의 배아를 이식하면 다태아 감수술(Selective Reduction)이라는 윤리적으로도 민감한 처치가 논의되기도 합니다. 임신 방식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이 뚜렷하게 다르므로, 그 출발점이 자연인지 인공인지에 대한 구분은 산과적 진료뿐 아니라 정책적 지원, 건강보험 적용, 난임 치료 이력 관리 등 여러 영역에서 실질적인 영향을 줍니다. 더불어, 사회적으로는 여전히 자연임신에 비해 인공임신에 대해 ‘쉽지 않았다’라는 인식이나 ‘감추고 싶은 과정’이라는 분위기가 존재하지만, 이는 바뀌어야 할 시점입니다. 생명을 잉태하는 모든 방법은 동등하게 소중하며, 임신 방식이 아니라 그 결과의 건강함과 안전함이 가장 중요하다는 인식 전환이 필요합니다. 정확한 정보 전달과 함께, 다양한 임신 과정을 존중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의료인, 정책, 그리고 대중의 이해가 함께 성장해야 할 것입니다. 그럼 다음 포스팅에서 만나요.